시간이란 흐름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. 엄청 무겁거나 엄청 빠르면 어느정도 조절이 가능하다지만 맨몸둥아리로는 불가능하겠지
생각을 놓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역시 진지하게 살고 싶어지지 않는다.
조금 편하게 바람 흐르듯이 살고 물 흐르듯 살아서 자연스럽게 흘려 갔음 좋겠다.
감정적이기도 싫고 투철한 이성에 목 매달기도 싫다.
그저 나라는 자아를 길 위에 세우고 싶을 뿐인데. 기표에 미끌어지는 의미처럼 자아는 끓임없이 삶에서 미끄러진다.
당연한다면 당연한 결과인데 그 점이 삶을 힘들게 한다.
자아가 삶을 결정하기보다는 삶의 결과물이 자아이기 쉬운 세상인데
무얼 바라고 그리는지 모르겠다.
해가 떨어지고 바람은 차가워지고 눈 앞에 벌판은 점점 비어간다.
이제 갓 넘긴 20살의 나이임도 이 맘때즘 마음은 저 황량한 벌판을 닮아 버렸다.
더이상 슬려 흘릴 울부짐도 열정도 어느 새 꺼져 버린 듯
그저 차갑게 목을 조일 눈을 기다리는 모습에 가끔씩 발걸음을 멈춘다.
허나 그것은 그저 감상뿐이기에
믿지도 않는 신념을 거머지고 가치없는 이상을 향해 걷는 발걸음을
멈추지 못한다.
아 아 아직 나는 어리구나.
아직도 너무 어린 마음을 가져 이리도 어리석구나.
언젠가 길가에 앉아 추수하는 풍경에 미소짓고 싶다.